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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된 북미정상회담 배경과 전망

주간 핫이슈2018-05-25
무산된 북미정상회담 배경과 전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전격 선언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당혹스럽고 매우 유감”이라고 밝히고, 정상 간의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공개서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서한에서 “당신들의 가장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기반하여, 지금 시점에서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은 오직 비핵화에 대한 대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영속적인 평화와 큰 번영, 부유함을 위한 위대한 기회를 잃었으며, ‘잃어버린 기회’는 진실로 역사상 슬픈 순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언젠가는 당신을 만나기를 고대한다. 이 가장 중요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 달라”고 밝혔다.
이로써 6월12일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은 일단 무산됐다. 이는 3월8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대표단을 통해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받고 김 회담 제안을 전격 수락한 지 77일 만이다. 무산 발표는 또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성의있는 조치’로 실시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직후 이뤄졌다.

배경과 의미


회담 무산은 크게는 비핵화 방식에서 미국의 ‘선(先)핵포기 후(後)보상’과 북한의 ‘단계적 동시적 조치’의 간극을 좁히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정타가 된 것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맹비난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였다.
펜스 부통령은 22일 “어떠한 양보도 하기 전에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의 ‘복귀 불가능 지점(no point of return)’에 도달하는 것을 봐야 한다”며 선(先)핵포기 후(後)보상 원칙을 재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부상은 ‘횡설수설’, ‘무지몽매한 소리’,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 등의 막말을 동원해 맹비난했다. 나아가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 지는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인내의 한계’였으며 정상회담을 취소하게끔 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 관계자는 “북한과의 평화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북한은 수사(修辭)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두 차례 방북, 회담을 조율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성공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는 “최근 며칠간 싱가포르로의 수송과 이동 계획 등을 논의하자는 미국 관리들의 거듭된 요청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이 완전히 깨진 것은 아니며 싱가포르 회담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우선 북미 양측 모두 여지를 남겨뒀다. 북한은 김계관 부상이 김정은 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담화라며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이 막후접촉을 통해 이견을 좁혀가며 정상회담 개최 움직임에 다시 시동을 걸 것이란 전망이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