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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철도경협 10여년 만에 재개

주간 핫이슈2018-06-27
남북 철도경협 10여년 만에  재개

남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등 북한 철도망 연결과 현대화를 위해 현지 공동조사를 벌이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2007년 말 북한 철도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이후 10여년 만에 남북 철도 경협이 다시 이뤄지게 됐다.

남북 철도협력분과 공동보도문


남북은 26일 철도협력분과 회의를 열고 이같은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 보도문을 발표했다.
보도문은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현대화를 위해 공동 연구조사단을 구성하고, 경의선과 동해선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이 합의한 일정에 따르면 우선 7월 중순에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구간에 대한 현지 공동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경의선 연결 구간은 남측의 문산에서 북측의 개성까지이며, 동해선은 남측의 제진에서 북측 금강산까지의 구간이다.
이어 7월 24일 개성에서 신의주에 이르는 경의선 북측 전체 구간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벌이고, 그 다음 금강산에서 두만강에 이르는 동해선 북측 전체 구간도 조사키로 했다.
남북은 또 공동 보도문에서 북한 철도에 대해 ‘높은 수준의 현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 철도는 노후화가 심해 현재 시속 40km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높은 수준의 현대화’란 북한의 철도 속도와 안전성의 담보 수준을 높인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공동보도문은 또 “두 노선의 역사 주변 공사와 신호·통신 개설 등 필요한 후속조치를 하기로 하고 착공식도 조속한 시일 내에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착공식’이란 표현과 관련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사업에 착공한다는 의미라기보다 공동 사업을 추진해 가는 선언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의선과 동해선


경의선은 서울과 북한의 신의주를 연결하는 철도다. 서울과 부산이 경부선으로 연결되므로 경의선이 연결되면 부산에서 신의주에 이르는, 한반도를 동남단에서 북서단으로 가로질러 연결하는 종단 철도가 완성된다. 이어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통해 중국대륙철도(TCR)로 연결된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나진까지 동해안을 거슬러 올라가 러시아의 하산까지 이어진다. 여기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연결돼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게 된다. 중국 투먼을 거치면 만주횡단철도(TMR)로 나갈 수 있게 된다.
동해선은 현재 남측의 강릉에서 제진까지 104㎞ 구간이 단절된 상태여서 조만간 이 구간 연결 공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의미와 전망


이번 합의는 꽤 구체적인 철도 경협 계획이 제시된 것으로 평가된다.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구간을 먼저 점검하고 이후 이들 노선의 북측 전체 구간에 대한 현지 조사를 하는 등 현실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조사는 실제 북한 철도 현대화 공사에 착수하기 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선제 조치 중 하나다.
그러나 당장 급속도로 진전이 이뤄지기는 어렵고, 대외 환경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즉 대북제재 해제 등 대외적인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남북 철도 경협의 실제 진전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의 진전 정도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