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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의 적절한 조건

주간 핫이슈2018-03-01
북미대화의 적절한 조건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28일 비핵화라는 목표를 명시하지 않은 대북 대화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북한 간의 탐색적 대화마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미대화 조건


내퍼 대사대리는 “비핵화라고 하는 명시된(stated) 목표가 없는, 북한의 지속적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의 시간벌기용으로 끝날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소중한 시간과 우리와의 대화 기회를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는 북한의 의지를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퍼 대사대리는 미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의미 있고 진지한 대화에 참여할 의지를 보인다면” 미국도 그런 대화 참여 의지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우리가 그런 태도를 보지 못한다면 그것을 볼 때까지 대화로 가는 길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펴 대사대리는 또 북한이 과거 한국, 미국과의 대화 기회를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의 시간벌기로 계속 사용한 것을 충분히 봐 왔다며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내퍼 대사대리는 또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이후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추가 연기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의미


이로써 내퍼 대사대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북 대화의 ‘적절한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셈이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의 조건은 비핵화”라고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미국 측의 입장은 앞서 북한이 대화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비핵화 의지를 보일 수 있는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려와 전망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문을 연 대화 국면을 북미대화로 이어감으로써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미국과 북한 간의 예비, 또는 ‘탐색적’ 대화다.
내퍼 대리대사 등을 통해 드러난 미국의 입장은 그러나 대화의 문턱을 좀 더 높이는 쪽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특히 행정부 내 대표적 대화론자인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물러난 것과 맞물려 오히려 미국의 입장이 오히려 더 강경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불러일으킨다.
이에 따라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 김영철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결과에 대한 분석과 조율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북한 측에서도 현재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한국 측도 그 결과를 가지고 미국 측과의 협의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워싱턴 D.C. 미국북한위원회(NCNK) 세미나에서 “한미가 종합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이 주목된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로 어떤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지, 북한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가 주목되는 가운데 4월 한미 군사훈련 재개 이전까지가 대화로 가는 ‘골든 타임’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