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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의 적절한 조건

주간 핫이슈2018-03-02
북미대화의 적절한 조건

미국이 ‘비핵화 목표 명시’를 대화의 조건을 내세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대화 성사를 위해 대북 특사 파견 카드를 내놨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지난달 28일 비핵화라는 목표를 명시하지 않은 대북 대화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었다.

대북 특사 파견 계획


문 대통령은 1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김여정 특사 파견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대북 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김여정 특사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북 특사를 파견 목적으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시 논의했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미 대화에 응할지 여부를 파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즉 ‘비핵화’라는 미국의 목표를 공유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특사를 파견한다는 것이다.

북미대화 조건


앞서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비핵화라고 하는 명시된(stated) 목표가 없는, 북한의 지속적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의 시간벌기용으로 끝날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소중한 시간과 우리와의 대화 기회를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는 북한의 의지를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퍼 대사대리는 미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의미 있고 진지한 대화에 참여할 의지를 보인다면” 미국도 그런 대화 참여 의지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우리가 그런 태도를 보지 못한다면 그것을 볼 때까지 대화로 가는 길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펴 대사대리는 또 북한이 과거 한국, 미국과의 대화 기회를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의 시간벌기로 계속 사용한 것을 충분히 봐 왔다며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내퍼 대사대리는 또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이후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추가 연기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의미와 전망


이로써 내퍼 대사대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북 대화의 ‘적절한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셈이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의 조건은 비핵화”라고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미국 측의 입장은 앞서 북한이 대화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비핵화 의지를 보일 수 있는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문을 연 대화 국면을 북미대화로 이어감으로써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미국과 북한 간의 예비, 또는 ‘탐색적’ 대화다.
문 대통령이 대북 특사 파견 계획을 밝힌 것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무르익은 대화 모멘텀을 살려 북미 대화로 이어나가기 위해 가속 폐달을 밟는 셈이다. 4월 한미 군사훈련 재개 이전까지가 대화로 가는 ‘골든 타임’이 될 것이므로 그 이전에 북한과 미국을 일단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도록 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