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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이례적 중국 비난

주간 핫이슈2017-05-04
북한의 이례적 중국 비난

통일부는 4일 북한이 중국을 주변 나라라든가 대국이라든가 하며 간접적으로 거론하며 비판한 적은 있었으나 중국이라고 지칭하며 비난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대표적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철’이라는 개인 명의로 게재한 논평에서 중국의 대북제재에 대해 막말에 가까운 거친 용어를 동원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북한의 중국 비난


통신은 이날 게재한 ‘논평’에 “조중 관계의 기둥을 찍어버리는 무모한 언행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을 붙였다. 중국의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조중 관계의 근본을 부정하고 친선의 숭고한 전통을 말살하려는 용납 못 할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북중관계의 ‘붉은 선(레드라인)’을 “우리가 넘어선 것이 아니라 중국이 난폭하게 짓밟으며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평은 나아가서 “상대의 신의 없고 배신적인 행동으로 국가의 전략적 이익을 거듭 침해당해온 것은 결코 중국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이라며 강력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25년 전의 한중수교,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7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했던 일 등 과거부터 품어온 불만까지 끄집어내며 중국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조중 친선이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고 해도 목숨과 같은 핵과 맞바꾸면서까지 구걸할 우리가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통일부의 평가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대단히 이례적이라면서도, 다만 ‘김철’이라는 개인 명의로 논평을 게재한 데 대해 “수위를 조절한 면도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즉 개인 필명을 내세움으로써 외무성 대변인 담화나 조선중앙통신 논평 등의 형식으로 공식적으로 중국을 비난했을 경우 있을 수 있는 후폭풍을 회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중국도 주변국들과 함께 북한에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에 북한이 강하게 반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주변국이 보낸 메시지를 북한이 잘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경과 의미


이같은 북한의 공개적 비난은 최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공조하고 나선 중국에 대한 반발과 적대감의 표현이다.
중국은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추가 대북 제재를 시사했고, 환구시보 등 관영 매체를 내세워 대북 원유 공급 중단까지 거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서로 불만이 있어도 대외적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것이 북중 간의 오랜 관행이라며 지금은 “이런 관행마저 깨트릴 정도로 북·중 관계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이와 관련 “이미 최강의 핵보유국이 된 우리에게 있어서 선택의 길은 여러 갈래”라는 논평의 주장이 주목된다. 이는 중국을 버리고 러시아 쪽으로 돌아서는 신호로 해석됐다.
실제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달 30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를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한 바 있다. 이 만남과 관련, 한성렬이 미국 담당 부상이라는 점에서 러시아에 미국과의 협상 중재를 요청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