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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상태 송환 美 대학생 웜비어 사망과 파장

주간 핫이슈2017-06-20
혼수상태 송환 美 대학생 웜비어 사망과 파장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19일 귀국 엿새 만에 사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대북여론이 들끓고고 있어 북미관계 악화는 물론 첫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첫 한미 정상회담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웜비어 사망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웜비어 가족은 19일 성명을 통해 병원에서 치료받던 웜비어가 이날 오후 3시20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우리 아들이 북한의 손아귀에서 받은 끔찍한 고문과 같은 학대는 어떠한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없도록 했다”며 북한을 비난했다.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 그러나 그는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그 해 3월 재판에서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웜비어는 이미 재판 직후 혼수상태에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그가 재판 이후 식중독 증세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을 보이다가 수면제를 복용한 후 코마에 빠졌다고 밝혔다.
그동안 웜비어의 상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스웨덴 영사관 측이 웜비어 면담 요청을 해 왔으나 북한은 1년 넘게 이를 거절해왔다.
그러다가 유엔주재 북한 대사를 통한 제의에 따라 지난 6일 열린 긴급 회동에서 처음 웜비어의 상태가 알려졌다. 이때 북한은 석방 대가를 요구했으나 미국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3일 평양으로 가 웜비어를 데리고 귀국했다.

웜비어의 상태는?


건강한 청년이 삭발하고 코에 호스를 꽂은 채 돌아온 모습이 공개되자 미국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사망함으로써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미국 의료진은 보톨리누스 중독증으로 혼수상태에 빠지는 일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웜비어에게서 보톨리누스 중독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대신 뇌의 모든 부분에서 광범위한 뇌 조직 손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같은 부상은 심폐기능이 정지하면서 뇌 조직이 죽을 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즉 뇌로 혈류와 산소공급이 차단되면서 나타나는 뇌 조직 손상과 같다는 것이다.

파장


웜비어의 사망은 그렇지 않아도 악화된 북미관계를 더욱 첨예한 대립으로 몰아갈 전망이다. 우선 북한을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대북 제재조치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 사망과 관련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에 의한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했다.
이는 대화 병행으로 전환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에는 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대화론을 꺼내들기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조전을 보내 웜비어 가족에게 조의와 위로의 뜻을 전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억류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 국민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고 정부는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