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일 전날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것에 대해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발사 목적을 공개한 것은 미군 증원전력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사드 배치와 관련한 국내 논란을 부추겨 이른바 ‘남남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탄도미사일 발사 목적 공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등은 이날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의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군 증원전력이 투입되는 한국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 타격하는 것을 모의하여 사거리를 제한하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19일 스커드와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또 노동신문을 통해 ‘전략군 화력 타격계획’이라고 명시한 한반도 지도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울산 근방의 동해와 부산 앞 해상에 예상 탄착지점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란 명칭이 처음 등장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략군 예하에 편제된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여단을 지칭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북한이 왜 미사일 부대를 포병부대로 지칭했는지에 대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미

이번 미사일 발사와 북측 매체의 보도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이른바 고각발사체계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즉 미사일 각도를 높여 발사함으로써 사거리를 줄인 것이다.
이른바 화성포병부대는 사거리 300km 내외의 스커드-B, 500km의 스커드-C, 1,300km의 노동, 3,500km의 무수단 등을 운용한다. 이들의 북한 명칭은 각각 화성 5, 6, 7, 10호다.
고각발사를 하면 사거리를 조정해 이들 미사일 모두가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19일 황해북도 황주지역에서 동해 쪽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비행 거리가 500∼600km로 파악됐다. 즉 남쪽을 향해 쏜다면 부산과 울산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사일 도발의 저의와 전망

북한이 이처럼 신속하게 자신들의 의도를 분명히 밝히고 나선 것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응하는 무력시위다.
즉 탄도미사일 고각발사로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으며, 사드 기지도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다.
고각발사는 또한 사드 요격성공률에 대한 논란을 부채질하려는 속셈인 것으로 해석됐다. 고각으로 발사되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마하 10 이상의 속력으로 낙하하는 스커드와 노동을 마하 7 이상의 사드로 요격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공포감을 조성하고, 사드 배치 논란을 부추겨 이른바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도 있음은 물론이다.
즉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로 보고, 이에 대한 대응과 위협의 일환으로 미사일 발사 현황과 목적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계속될 뿐만 아니라 그 강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군 당국은 사드로 탄도미사일 요격이 충분하며, 북한이 울산 이남 동해안 주요 항구와 비행장 타격 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사드 성주 배치가 적합함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