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북한이탈주민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엘리트 층 탈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북한의 체제불안 요소가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탈북민 수는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6월말 현재 한국 입국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가까이 증가했다.

탈북민 증가

통일부에 따르면 올들어 6월말까지 입국한 탈북민은 81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6%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수치가 주목을 끄는 것은 2011년 말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탈북민 수가 꾸준히 줄어들다가 올해 갑자기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탈북민 수는 2009년 2천914명까지 늘었다가 이를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1년에 2천706명을 기록했으나 2012년 1천502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김정은 체제 출범 후 탈북 단속이 크게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어 2013년 1천514명, 2014년 1천397명, 2016년 1천276명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올 들어 다시 그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탈북민 수가 다시 1천500명 선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또 국내 거주 탈북민 수는 10월에서 11월 사이 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트 계층의 탈북

이같은 수치보다 더 주목을 끄는 것은 엘리트층의 탈북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측은 수년 전부터 북한에 있을 때 생활 수준이 중산층 이상이었다는 탈북민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현상은 올들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해외 파견 인력 탈북이 크게 늘어났다.
과거 연간 1 ~ 2명에 불과했던 이른바 ‘외화벌이 일꾼’ 탈북이 급증한 것이다. 올 들어 현재까지 입국한 사람 수는 ‘수십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지난 4월 중국 닝보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국내에 들어왔고, 6월에도 중국 웨이난 북한 식당 종업원 3명이 입국했다. 또 최근에는 홍콩 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던 북한 수학영재 소년, 김정은 통치자금 수천만 달러를 소지한 현역 장성 등이 탈북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배경과 의미

사상적으로도 잘 무장돼 있고, 북한에서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영위하는 이들 해외 파견 인력의 잇따른 탈북은 최근 대북제재에 따른 압박과 미래에 대한 절망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본국 상납금 부담은 커지고, 대북제재 여파로 ‘외화벌이’는 갈수록 어려워지자 탈북을 감행한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상납금 부담이 미래에 대한 절망감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찾아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엘리트 층의 동요는 북한 체제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대북제재가 외화벌이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뜻이고, 외화 부족은 곧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 부족을 뜻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