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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 전쟁

주간 핫이슈2016-03-28
전단 전쟁

북한이 최근 대대적으로 대남 비방 전단을 살포하고 있고, 이에 맞서 국내 탈북자단체와 보수단체들도 북한에 전단을 날려 보내고 있어, 남북한 간에 ‘전단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은 지난 1월 중순부터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전단을 무차별 살포하고 있다.

대남 비방 전단


북한의 대남 비방 전단은 최근에는 수도권 뿐 만 아니라 남부지방에서까지 발견되고 있다. 비교적 남쪽에 위치해 북한의 전단이 도달하기 어려운 경북 영덕, 안동 등지에서 정부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이 수백 장에서 천여 장까지 발견됐다. 지난 15일에는 충북 청주에서 북한 핵실험을 자축하고 정부를 비난하는 대남 전단 1만장이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는 겨울철에는 북풍이 불어 북한이 전단을 살포하면 쉽게 남쪽으로 멀리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1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남측으로 보낸 대남전단이 700만 장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북 전단 살포


이에 맞서 탈북자단체와 보수단체들도 풍향이 바뀌는 봄철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대북 전단 살포를 시작하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8일 오전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와 함께 경기도 파주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핵 폐기를 요구하는 전단 10만 장을 살포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앞서 3일에는 대북 전단 30만 장을, 26일에는 천안함 피격 6주기를 맞아 8만 장을 북으로 날려 보냈었다. 또 다른 탈북자단체인 자생초마당도 지난 5일 대북전단 30만장을 대형 풍선 17개에 매달아 북으로 날린 바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은 천안함 피격 6주기를 시작으로 3개월 동안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고 북한 정권에 핵 폐기를 요구하는 전단 1천만 장을 날려 보낸다는 계획이다.
한편 군도 북한에 대한 심리전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대북 전단을 살포한다면 이는 2004년 6월 남북한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전단 살포를 포함한 심리전을 중단한 지 약 12년 만이다.

전단 전쟁


심리전은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다. 정보 유통이 자유로운 한국에 비해 폐쇄 사회인 북한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대대적으로 대남 비방 전단을 살포한 것은 겨울철 유리한 풍향을 이용해 ‘맞불’을 놓는 것이다.
남북의 심리전 유형은 공중파 라디오 방송, 휴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 전단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모든 종류의 방송은 장비 면에서 열세인 북한이 절대 불리하다. 그러나 전단만큼은 바람의 방향만 맞으면 유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까지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대체로 제지해 왔다. 북한을 자극해 도발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2014년에 북한군이 대북 전단을 실은 풍선에 총을 쏘는 바람에 남북 간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정부 입장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론도 있었으나, 대법원은 28일 적법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정부가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제지할 분위기는 아니다.
‘전단 전쟁’이 계속되면 북한의 내부 통제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으므로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