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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골든타임

주간 핫이슈2016-03-21
이산가족상봉 골든타임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세상을 떠난 이들이 생존자 수 보다 더 많아졌다.
생존자들도 70대 이상 고령층이어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 기회가 영영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현황


남북 이산가족 찾기 접수가 시작된 1988년 이후 정부의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남측 가족의 수는 13만838명. 정부 집계에 따르면 이들 중 2월말 현재 6만5천922명이 이산의 한을 풀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는 전체 상봉 신청자의 50.4%로 마침내 사망자 수가 생존자 수를 넘어서 버린 것이다.
상봉 신청자 중 사망자 비중은 앞으로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 분명하다. 이산의 주원인이 된 6.25 한국전쟁이 정전 후 60여년 지났고, 따라서 이산 1세대 절대 다수가 70대 이상 고령이 됐기 때문이다.
2월말 현재 70대 이상이 상봉신청자의 80%를 넘는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상봉의 기쁨을 맛본 사람은 4천명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당첨 확률이 극히 희박한 복권에 빗대 ‘로또 상봉’이란 말이 나오는 것도 전혀 과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5∼10년 이내에 이산가족 1세대가 모두 사망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기회가 영영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첫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것은 1985년. 당시 남북 양측의 이산가족 각 50명이 서울과 평양을 방문해 전쟁통에 헤어졌던 가족을 만났다. 남북 예술단 교류와 함께 ‘시범 사업’으로 성사된 이 행사는 1971년 첫 제의 후 무려 14년 만에 성사된 것이었다. 첫 상봉 행사는 많은 이산가족들에게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
그러나 첫 상봉은 문자 그대로 ‘시범 사업’으로 끝나버렸고, 다시 15년이 흐른 후인 2000년에 들어서야 본격적인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또한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 2015년 10월까지 20차례에 걸쳐 이산가족이 직접 만나는 대면상봉이 이뤄졌을 뿐이었다. 전체 상봉 건수는 4천185건에 불과했다. 이 과정에서 7차례 화상 상봉도 진행됐지만, 그것도 557건에 그쳤을 뿐이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골든타임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들은 지금도 해마다 2천~3천 명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이 문제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이산 1세대가 모두 사망해 이슈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최근에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데다, 당분간 개선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이산가족 문제 해결 기회는 사실상 사라졌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1차적으로 북한의 책임이다. 북한은 이산가족의 아픔은 안중에도 없고, 단지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해 대남 압박카드로 활용하고, 실리를 챙기는 도구로 이용했다.
그러나 이같은 북한의 입장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원칙적으로 접근한 정부의 책임도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 문제가 순수 인도주의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북한으로서는 체제 안정 위협 요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