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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쿠바

주간 핫이슈2016-03-24
북한과 쿠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계기로 냉전의 잔재를 과감하게 털어버린 쿠바와 여전히 낡은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한의 행보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 지도부가 리비아 이라크, 이란, 쿠바 등 고립됐던 이른바 ‘불량국가’들의 국제사회 복귀에서 교훈을 얻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희망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쿠바


오바마 대통령은 20일부터 22일까지 쿠바를 방문,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 쿠바 국민을 상대로 한 TV 생중계 연설, 친선 야구 경기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미국과 쿠바는 역사적으로 매우 긴밀한 관계였으나 1959년 미국이 지지하던 바티스타 정권이 피델 카스트로 주도의 공산주의 혁명으로 무너지면서 적대 관계로 돌아섰다. 1962년에는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기지 설치를 추진하고 미국이 이를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2차대전 후 가장 핵전쟁에 근접했었다는 ‘쿠바 위기’도 겪었다.
쿠바는 제3세계에서 늘 반미 대열의 선봉에 섰고, 미국은 전면 금수조치 등으로 쿠바를 압박했다. 이같은 봉쇄 속에서 쿠바는 미주 대륙에서 가장 빈곤하고 낙후된 국가로 전락해갔다. 소련 해체로 냉전체제가 종식된 후 쿠바는 국제사회에서도 고립됐다.
그러다가 미국과의 막후 협상 끝에 2014년 말 관계정상화를 선언한다. 양국은 교역관계 등 비정치적인 분야에서부터 관계를 확대해 대사관 개설 등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의미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무엇보다도 ‘냉전 잔재 청산’이란 의미가 크다.
이는 쿠바가 먼저 낡은 이념에서 벗어나 과감한 개혁과 개방을 추구함으로써 가능해졌다. 이에 미국은 여전히 쿠바의 민주화, 인권 개선 등을 요구하면서도 관계정상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양국 관계의 핵심 현안이라 할 수 있는 쿠바의 민주화나, 금수조치 해제, 관타나모 기지 반환 등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양측은 그런 문제에 매달리기보다는 큰 틀에서의 화해와 냉전 잔재 청산이라는 과감한 행보를 선택했다.
이런 관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쿠바와 북한


쿠바와 북한은 오랫동안 같은 길을 걸었다. 그러나 쿠바는 결국 다른 길을 선택했다. 냉전의 잔재를 청산하고 국제사회에 복귀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냉전체제 해체에 따른 필연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이같은 쿠바의 선택은 최근 북한의 행보와 극명하게 대조된다.
북한은 정권 유지를 위해 핵과 미사일을 선택했다. 냉전 잔재 청산이 아닌 냉전적 대결에 맹목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북한과 비슷한 길을 걸었던 리비아, 이라크 등은 정권 교체를 통해, 이란은 핵협상 타결로 각각 국제사회에 복귀했다. 쿠바 또한 개혁과 개방으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이뤄내면서 고립에서 벗어나 새로운 번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여러 나라의 사례를 보면서 북한 지도부도 올바를 선택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