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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주간 핫이슈2019-10-25

ⓒYONHAP News

청와대는 24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일대 남측 시설 철거지시에 대한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23일 북한 언론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시찰에서 ‘남측에 의존하는 선임자의 정책’이 잘못됐다며 남측 시설을 모두 철거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시설 철거 지시

북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은 개성공단과 함께 남북 경협의 상징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를 남측에 기대는 ‘의존정책’으로 규정하고, 그것을 “매우 잘못되었다”고 직접 비판한 것이다. 


금강산 관광

한반도 최고의 명산으로 꼽히는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 시작됐다. 현대그룹의 정주영 창업주가 필생의 사업으로 추진,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나 합의한 결과였다. 

초기에는 선박 편으로 공해상으로 나갔다가 북한 영해로 들어가는 해로 관광이었다. 또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크루즈선에서 묵으면서 아침마다 상륙해 관광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다가 호텔 식당 등 편의시설이 하나하나 갖춰지면서 배에서 숙식하고 매일 하선과 승선을 되풀이하는 불편은 해소됐다. 

2003년에는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직접 금강산으로 가는 육로관광이 시작됐고, 2005년에는 누적 관광객 1백만 명을 돌파, 이를 기념해 현지에서 KBS 열린음악회가 열리기도 했다.

2006년에는 농협 금강산지점이 문을 열었고, 2008년에는 개별 승용차 관광이 개시됐으며, 금강산 골프장도 완공됐다. 국제적인 복합 관광단지라는 원대한 꿈이 실현을 눈앞에 둔 듯했다.

그러나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 씨가 새벽 산책길에 북한 경비병이 쏜 총에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관광객 신변 안전 우려가 제기되면서 관광은 중단됐다.

남측의 사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요구를 북측이 제대로 수용하지 않으면서 관광 중단 상태는 길어졌다. 이후 남북관계의 부침과 함께 재개 가능성만 거론되면서 중단상태가 이어졌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남북 정상간 판문점선언에서 언급되면서 재개 희망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됐었다. 그러나 하노이 북미담판 결렬과 함께 남북관계도 경색되면서 관광 재개는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남측 시설 철거 지시’로 존폐 위기를 맞게 됐다.


의미와 반응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비핵화 대화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남측을 압박하려는 전술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금강산 관광도 이른바 ‘자력갱생’하겠다는 의지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철거 지시’의 불똥이 개성공단으로까지 튈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일단 ‘남측과의 합의’란 언급에 주목,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고 판단하면서 신중한 입장을 내보였다.

금강산 시찰에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수행한 것은 미국 측에 대한 메시지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미국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