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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회동 후의 북미대화 향방

주간 핫이슈2019-07-04

ⓒYONHAP News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비보도를 전제로 북한 대량살상무기의 “완전한 동결”(complete freeze)을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는 판문점 북미정상 전격회동에서 합의된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나온 발언으로 미국의 ‘일괄타결’ 입장 변화를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비건 특별대표의 언급

비건 특별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달 30일 방한 후 귀국 비행기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나온 것이다. 그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이라며 “동결과 최종상태의 개념, 그리고 그 안에서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향한 로드맵을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한 비핵화’란 목표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비건 특별대표는 대북 제재 완화 또는 해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비핵화 전에는 제재 완화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고 협상팀이 다른 방식으로는 북한에 대해 유연해질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즉 북한이 WMD 프로그램을 동결하더라도 대북 제재를 해제할 준비는 돼 있지 않으며, 대신 인도주의적 지원과 외교관계 개선과 같은 다른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과의 회동 후 “2∼3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실무 협상을 하겠다”며 비건 특별대표가 실무팀을 이끌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의미

비건 특별대표는 앞서 지난달 19일 워싱턴 싱크탱크 행사에서 대북 ‘유연한 접근’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므로 이번 언급은 ‘유연한 접근’의 방법론을 구체화한 것이라 할 만하다.

이는 또한 미국 측이 조만간 재개될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동결’이다. 이는 핵 동결을 ‘비핵화’의 입구로 설정하고 상응조치를 취한다는 것으로 미국이 일괄타결식 ‘빅딜’에서 한 발 물러나 일부 단계적 해법을 절충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미국 조야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완전한 비핵화 대신 WMD 프로그램 동결로 탄도미사일에 의한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제거하는 쪽으로 목표를 수정한 것이란 의구심도 나온다.


북핵 대화의 향방

북한은 때맞춰 실무협상에 임할 협상 대표를 미국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된 실무협상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북미 협상의 향방은 미국 측에서 흘러나온 밑그림이 어느 정도 약효를 발휘할 것인지에 달렸다.

일단 미국 측이 완전한 비핵화에서 일차적인 목표를 ‘완전한 핵 동결’로 완화한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동결의 개념이 서로 크게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안이 ‘영변+α’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영변 이외의 감춰진 핵시설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동결 논의에서도 난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영변 핵시설 자체의 가치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크다.

비건 특별대표가 언급한 인도적 지원, 인적교류, 대표부 설치 등의 ‘상응 조치’에 북한이 호응할지도 미지수다. 이는 새로운 내용도 아닐뿐더러, 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원하는 북한의 눈높이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