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동강 맥주

OB맥주의 카스가 글로벌 브랜드 평가기관,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가 발표한 ‘2025 세계 맥주 브랜드 가치 50’에서 23위에 올랐다. 한국 맥주 브랜드 중 유일하게 순위에 오른 카스는 2023년 36위, 2024년 32위에 이어 올해는 20위권에 진입하며 한국 맥주의 대표 브랜드가 되고 있는데 북한에도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가 있다. 북한 맥주의 상징인 대동강 맥주인데 손광수, KB경영연구소 지정학연구센터 연구위원과 대동강 맥주가 유명한 이유를 살펴본다.
북한 맥주를 대표하는 대동강 맥주
올해 초, 북한은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서방 단체 관광객을 받아들인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식사 때마다 대동강 맥주가 제공했다. 북한 전문 여행사인 ‘고려투어스’도 북한의 새로운 관광지로 대동강 맥주를 전문으로 파는 ‘대동강 맥주집’을 관광 상품에 포함했다.
북한이 대표 맥주로 내세우는 대동강 맥주의 탄생은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이 있다. 당시 러시아 맥주 공장을 시찰한 김정일 위원장은 세계 최고급 맥주 생산을 지시했고, 경제난으로 맥주 생산과 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북한은 영국 어셔(Usher) 양조회사로부터 폐업 양조장 설비를 통째로 매입했다. 독일제 컴퓨터 통제 양조시설을 장착해 평양 사동구역 인근에 대동강 맥주 공장을 세운 북한은 2002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며 대동강 맥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2009년에는 자본주의 국가의 상업광고를 연상시키는 TV 광고를 만들었고 2016년에는 평양에서 ‘대동강맥주축전’도 개최했다.
北 자부심, 대동강 맥주의 맛
과거부터 물맛이 좋았던 대동강 물에 주류 선진국들의 양조 장비를 사용한 대동강 맥주는 영국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지의 한국 특파원도 칭찬할 만큼 맛이 뛰어나다.
제조에 사용되는 보리와 홉도 유기농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보리와 쌀의 비율, 알코올의 도수에 따라 맛이 7가지로 구분된다. 1번 맥주는 보리의 비율이 가장 높고, 5번으로 갈수록 흰 쌀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북한식 표현으로 맛이 연해진다. 보리 80%에 흰 쌀 20%로 제조하는 흑맥주는 원액의 비율에 따라 6번과 7번으로 나뉜다.
넓은 선택의 폭과 우수한 맛으로 대동강 맥주의 인기는 높다. 대동강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평양에만 200여 곳에 달하고, 한겨울에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평양에 거주하는 성인 남성의 경우 매달 맥주 5L를 살 수 있는 카드를 인민반을 통해 받는다. 맥주 카드를 배급받은 주민들은 카드를 들고 대동강 맥주집으로 가 1L당 북한 돈 500원을 주고 맥주 표로 교환한 후 맥주를 마실 수 있다.
북한의 다양한 맥주
대동강 맥주는 유엔 제재 품목에 포함되지 않아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수출되며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맥주는 대표적인 북한의 관광 상품이자 외화벌이 상품으로 일제 강점기에도 생산한 바 있는 평양 맥주, 1980년부터 생산한 룡성 맥주, 대동강 맥주와 함께 언급되는 북한의 대표 맥주인 봉학 맥주, 옥류 맥주, 경흥 맥주, 금강 맥주, 봉학 맥주, 라원 맥주, 대하 맥주, 은하수 맥주, 두만강 맥주, 라선 령선 맥주 등 다양한 상품과 브랜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병마개 기술도 보완된 것으로 보이고 병맥주에 비해서 부피도 작고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캔맥주는 러시아에 많이 수출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서의 맥주
과거 남북 교역이 활발하던 시기에는 한국에서도 대동강 맥주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주문할 수 있었고, 인천항으로 직송되기도 했다. 최근 통일부가 민간 접촉 지침을 폐지하면서 남북 교류 확대 가능성이 열렸고, 대동강 맥주가 다시 한국 마트에 진열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잊게 하는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인 시원한 맥주는 편안하고 격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술로 친밀감 형성에 도움을 준다. 남북 교류 협력의 물꼬가 다시 트이는 날, 대동강 맥주를 매개로 남북이 술잔을 기울이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