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사건의 재구성

말레이시아 경찰의 발표를 보면, 지난해 8월, 북한 국적의 화학 전문가 리정철이 가족과 함께 말레이시아에 입국했습니다.
리정철은 현지 IT 기업에서 일하며, 김정남의 행적을 은밀히 추적했습니다.
북한 대사관 측과 접촉하며 범행에 동원할 현지인도 물색했습니다.
각각 인도네시아, 베트남 국적인 시티 아이샤와 도안티흐엉을 범행 도우미로 점찍은 리정철은 수 개월 동안 여행까지 함께 하며 친분을 쌓았습니다.
김정남 제거 지시가 떨어지자 지난달 31일 홍송학을 시작으로 북한 국적의 주범들이 말레이시아로 속속 집결했습니다.
2일과 4일에는 시티 아이샤와 도안티흐엉도 합류했는데, 리정철 등은 이들에게는 살해가 목적이란 걸 끝까지 숨긴 것으로 보입니다.
두 여성에게 '몰래 카메라' 동영상을 찍자고 제안했고, 범행 전날엔 예행 연습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3일 오전 9시.
두 여성은 각본 대로 출국 수속 중이던 김정남에게 다가가 얼굴에 독극물을 뿌렸습니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단 5초.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북한 출신 용의자 대부분은 곧바로 옷을 갈아입고 출국했습니다.
북한 출신 용의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말레이시아를 떠나지 않은 리정철만 사건 발생 나흘만에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리정철이 왜 다른 용의자들과 함께 말레시이아를 벗어나지 않았는지는 또 다른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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