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은 통일 가로막는 염치없는 나라"···주민상대 강연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미국에 보조를 맞춰 대북압박에 나선 중국을 비난하는 내용의 강연을 하고 있다고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가 28일 보도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 매체와 통화에서 "최근 당국이 인민반 강연과 보위부 강의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한 비방을 지속하고 있다"며 "강연에서는 '중국은 통일을 가로막는 염치없는 나라'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보통 미국을 겨냥해 '통일을 가로막는 나라'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혈맹'인 중국에 대해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소식통은 "갑자기 (중국을) 미제(미국 제국주의)와 똑같이 취급하니 다들 어리둥절해 한다"며 "일부 주민은 수령님(김일성) 생일(4월 15일)잔치에 아무도 오지 않아 화난 게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대체로 '미제와 중국이 힘을 합치면 우리는 끝장'이라는 불안한 반응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의 대중 비난 강연은 전략적인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데일리NK는 분석했습니다.
한 고위 탈북민은 이 매체에 "북한은 '중국이 절대 우리를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중에 중국이 다시 유화적으로 나오면 '우리의 강한 모습에 중국도 굴복했다'고 주장하기 위해 주민 선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미국의 대북압박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 당국은 서로 공개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관영 언론을 통해 상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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