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재 외교관 "평양 기름값·환율 핵실험 전후 변화 없어"

평양 내 기름값이 북한의 6차 핵실험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평양주재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외교관은 지난 14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평양 주유소에서 현재 15킬로그램 단위로 팔리는 휘발유 쿠폰 1장이 24유로 (29달러), 디젤유 쿠폰은 25.5유로 (31달러)에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휘발유 1킬로그램 당 1.6 유로 (미화 1.92 달러, 북한 돈 1만 5천 360원), 디젤유 1킬로그램당 1.7 유로 (미화 2.04달러, 북한 돈 1만6천320원) 수준으로, 북한의 6차 핵실험 이전과 차이가 없다고 이 방송은 말했습니다.
이 외교관에 따르면 앞서 지난 달 12일 기준으로 평양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는 1킬로그램에 각각 1.6 유로와 1.7유로에 판매됐습니다.
이는 6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제재 움직임에 따라 북한에서 기름값이 상승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 내용과 차이가 있다고 미국의소리 방송은 말했습니다.
이 외교관은 지역별로 기름값 차이가 있고 평양 내에서도 주유소마다 가격 차이가 조금씩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평양 주유소 가격은 핵실험 전후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일부 언론은 6차 핵실험 이전 북한에서 휘발유 가격은 kg당 북한 돈 1만3천 원에 거래되었지만 일주일 새에 급상승하고 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한국의 대북전문매체 데일리 NK도 지난 8일 평양의 휘발유 가격이 이달 초 킬로그램당 북한 돈 1만 8천 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7일 기준으로 2만 3천 원으로 상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지난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평양의 기름값이 실제로 오르지 않았다면, 북한이 핵실험과 이에 따른 중국의 유류 제한 등 대북 제재에 대비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 대학 교수는 15일 ‘VOA'에 제재로 인한 영향이 즉시 환율이나 기름값 변화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거드 교수는 제재로 인한 환율이나 기름값 변화는 중국이 신용무역 등을 통해 북한에 수출 지원을 하지 않는 한, 북한이 외환 부족을 겪을 때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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