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부검의 "김정남 시신, VX 중독 전형적 증상 보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은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에 노출된 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전형적인 증상을 보였다는 부검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28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병원 소속 부검의인 누를리자 압둘라 박사는 전날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열린 김정남 암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습니다.
그는 김정남의 시신을 봤을 당시 동공이 축소되고 분변이 흘러나온 상태였다면서 "통상적으로 농약이나 신경작용제, 이번 사례의 경우처럼 VX 신경작용제에 노출되면 본인도 모르게 분변이 배출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말레이시아 화학청 산하 화학무기분석센터의 라자 수브라마니암 소장은 김정남의 안구와 혈장에서 순수한 VX가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정남의 얼굴 피부에서 검출된 VX 신경작용제의 농도는 체중 1㎏당 0.2㎎ 수준으로 치사량의 1.4배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날 법정에는 김정남 사망 당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근무했던 경찰관도 출석해 북한 측에 관련 소식을 전했을 당시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샴술 바흐린 압둘라 순경은 김정남이 피살된 올해 2월 13일 오후 4시 50분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김철'(김정남의 여권상 이름)이란 이름의 북한 여권 소지자가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그의 전화를 받은 인물은 김유성 북한대사관 영사부장 겸 참사였습니다.
샴술 순경은 "사망자의 여권 번호를 불러주고 푸트라자야 병원 법의학부로 대리인을 보내줄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대답 없이 '고맙다'고만 말한 채 전화를 끊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그 직후 말레이시아 경찰청 특수부 수사관들에게서 사망자가 북한 최고지도자의 형제라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으며, 이후 김 영사부장으로부터 시신의 위치와 부검 날짜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샤알람 고등법원은 28일 오전부터 김정남 암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에 대한 재판을 속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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