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후 원화 가치 하락 폭, 작년 특히 컸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나타난 원화 가치 하락세가 지난해 유달리 두드러졌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간한 BOK 경제연구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달러 환율 실증분석' 보고서를 보면 "북한의 핵실험 직후 원화 가치가 하락했으며 제2차 핵실험(2009년 5월), 제6차 핵실험(2017년 9월)에서 반응 정도가 가장 컸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2008년 3월∼2017년 9월 사이에 북한 핵실험 이후 5영업일 간 환율 움직임을 핵실험 이전 5영업일과 비교해 이런 결과를 얻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2008년 3월∼2011년 8월, 2017년 8월 원화 가치 하락 폭이 유달리 컸다. 2차 핵실험 직후 원화 가치는 50분간 절하하는 모습을 보였고, 3차에서는 15분으로 단축됐던 것이 6차 핵실험 때는 2시간 30분으로 원화 가치 절하 시간이 늘었습니다.
2∼5차 핵실험이 반복되면서 외환 시장의 반응 기간은 짧아졌습니다.
환율은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학습 효과 탓입니다.
다만 가장 최근인 6차 핵실험 때 원화 가치 하락 폭이 확대된 것은 핵실험 이전부터 북핵 위기감이 고조돼 있던 탓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특별중대보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 발언을 내놨습니다.
이에 북한은 괌 포위 사격 위협으로 맞대응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6차 핵실험 실시 이전에 이미 미국과 북한의 대치에 따른 한반도 긴장감이 높아져 금융시장이 북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 셈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철범 고려대 교수와 박수연 한은 조사역은 "북한의 핵실험 등 군사 도발에 반응해 원화 가치가 절하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긴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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