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근 고위급 방북은 양자관계 차원…북-미 중재역할 아냐"

인도 정부가 최근 20년만에 처음으로 국무장관급 고위 인사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인도와 북한의 양자 관계 차원이었을 뿐 다음달 12일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북한-미국 정상회담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은 나렌드라 모디 정부 출범 4년을 맞아 현지시간 28일 뉴델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 15∼16일 비자이 쿠마르 싱 외교부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인도가 북미 정상회담에 어떤 중재역할을 하려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역할을 당사국으로부터 요청받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스와라지 장관은 다만 자신이 지난달 초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비동맹운동 각료회의에 참석했을 때 북한 측으로부터 방문 요청을 받아 싱 국무장관에게 평양을 방문하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NAM 각료회의에는 북한에서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했기 때문에 리 외무상이 스와라지 장관에게 이 같은 고위급 방문을 제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싱 국무장관은 15∼16일 북한을 방문해 김영대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박춘남 문화상, 최희철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나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북한 측은 또 싱 국무장관에게 최근 한반도 상황의 전개를 설명했고, 싱 국무장관은 북한과 인도 이웃 국가 사이의 핵확산 연계에 관한 인도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인도 외교부는 밝힌 바 있습니다.
싱 국무장관의 방북은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도 남겨 두지 않은 미묘한 시기에 이뤄져 인도 내 일부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려는 의도가 이번 방북에 담긴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인도가 오랫동안 북한과 원만한 외교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과도 친밀하다는 특성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이 인도를 소통 창구로 이용할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다른 일각에서는 급변하는 한반도 상황에 따라 추후 대북 제재가 완화됐을 때 인도가 본격적인 북한과 경제 협력에 나서고자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Photo : K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