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시간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Trump) 미국 대통령의 4번째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이번 만남은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개최돼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북미 중재자 역할을 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 담판 동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됐습니다. 동북아 국제관계 전문가인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 교수와 한미정상회담을 짚어봅니다.

<박원곤. 남> 이 회담은 일종의 원포인트 실무회담이죠. 그래서 의전을 최소화하고 중요한 몇 가지 주제만 논의하는 그런 회담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16일 이후에 북한이 대결모드로 바꾼 그런 상황에서 한미협력의 필요성이 매우 증대됐죠? 적절한 시점에 지금 열린 것이다 생각되구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비핵화 문제는 우리 한국정부만의 문제는 아니고 특히 비핵화의 본격적인 협상은 미국과 북한 사이에 이루어지는 거죠. 다만 한국 정부가 계속 비핵화를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야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마찬가지로 김정은 위원장을 통해서 들은 얘기 사실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두 번이나 방북을 했고 미국도 나름대로 북한의 여러 가지 비핵화 의지라든지 입장을 확인하고 있다고 생각이 되구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이 확인한 것, 또 미국이 지금까지 지속해왔던 북한과의 협의. 그런 것을 서로 맞춰보는 그런 작업들이 이번에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태도변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비핵화에 따른 체제 불안감 해소 방안 등을 논의한 두 정상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최근의 북한의 태도 변화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그런 거 있는데 저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북미정상회담의 흐름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려는 인식을 내비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속전속결식 ‘트럼프 모델’을 공식화했습니다.

<박원곤. 남> 또 다른 성과라고 하면 16일 이후에 북한이 기존의 입장을 철회해서 심지어는 6월 12일날 개최 예정된 미북정상회담 조차도 취소를 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 지난 18일날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북한이 굉장히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리비아 모델같은 경우에 미국은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겠다라는 얘기를 했고 또 북한이 가장 중요시하는 체제안전보장문제에 대해서도 굉장히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거든요. 정권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그런 내용들이 이번 회담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이 됐습니다. 그래서 일단 북한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서 미국이 나름대로 답변을 준비했다고 생각이 되구요.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해온 방식은 볼턴(Bolton),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해온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이었습니다. 선 핵폐기 후 보상을 골자로 하는 리비아식 해법은 ‘일방적인 핵포기를 강요한다’는 북한의 반발로 이어졌습니다. 대안으로 제시된 ‘트럼프 모델’은 큰 틀에서는 일괄타결의 형식을 취하되, 최단기간에 핵 폐기와 보상을 주고받겠다는 구상으로, 기존 비핵화 해법보다 한층 유연해진 일괄타결 방식입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이 맞지 않으면 회담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점도 거론했습니다.

(트럼프 美 대통령, 영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습니다. 상관 없습니다. 다만 예정대로 열리지 않더라도 한참 동안 열리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나 연기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박원곤. 남> 첫 번째는 말 그대로 미국이 원하는 조건에 맞지 않으면 회담을 개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죠. 그 맞지 않은 조건이라는 것은 결국 두 가지인데 하나는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의지를 표명해야 된다는 것 이구요 또 하나는 비핵화의 시기를 명시해야 된다는 겁니다.이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일종의 최소조건인데 이것이 만약 북한에 의해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대화를 하기 어렵다 라는 입장인 것이구요 또 하나의 가능성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언급이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같은 경우는 본인이 늘 협상의 대가라고 얘기를 했는데 지금 16일 이후에 사실 북한이 협상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입장이거든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오는 북미정상회담에 앞서서 다시 한 번 협상력을 제고하고 그것을 통해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의 그런 모습들을 만들기 위해 그런 의미에서 좀 강경한 발언을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차질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이유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기존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할 경우, 북한 체제의 안정과 번영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해서 이제 공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넘어갔습니다.

<박원곤. 남> 일괄타결 속전속결식의 모델과의 대치되는 측면에서 북한은 늘 단계적, 동시적 해결방안을 얘기를 하고 있고 그것을 지금 북한이 포기했다라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다면 그리고 그것에 상응하는 체제안전보장을 한국과 미국 또 국제사회가 제공할 수 있다면 일괄타결식의 방법을 북한이 수용할 수도 있죠. 사실 일괄타결식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행할 때 보면 어쨌든 동시적, 단계적인 조치가 돼야 되는 부분이 있다는 말씀이죠. 그렇기 때문에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저는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만 회담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남은 3주간 미국과 북한 또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어떻게 좀 더 적극적으로 협상을 하고 합의를 이루어나가느냐. 거기에 달려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이 종료된 23일,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 현장을 취재할 남측 취재단 명단을 접수했습니다. 핵 폐기 행사에 한국을 포함한 4개 나라의 언론을 초청했지만 그동안 한국 정부의 명단 접수를 거부했던 북한이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낙관하기는 이릅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북한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긴밀한 대화가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북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20 여 일간 전개될 외교 노력이 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