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오늘로 한 달이 됐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이 역사적인 문건에 서명을 하게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영어) 정말 고마워요. 아주 훌륭합니다.

싱가포르 센토사(SENTOSA)섬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은 한국전쟁 이후 68년간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북미 정상이 만나, 비핵화 및 안전보장, 새로운 관계수립 등 목표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낳았는데요,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 달.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진단합니다.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근식 교수입니다.

<김근식. 남> 6월 12일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렸고 이것은 아주 긍정적인 전망과 조금 우려스러운 전망을 동시에 갖게 했는데요 한반도에서 가장 오랫동안 적대관계를 유지했던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직접 만나서 일정한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에서는 향후의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했던 것 같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 가장 본질적 이슈였던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는 좀 뭉뚱그려서 합의가 이루어졌고 그 이후에 구체적인 실무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과연 북한이 비핵화 의지와 충분한 실행표를 갖고 있느냐. 이 점에 있어서는 여전히 북한을 불신하는 우려의 시선도 같이 공존하고 있어서 북미정상회담 이후의 한반도 정세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미정상회담 합의는 추상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데 그쳤지만 후속 협상을 통해서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 조치를 주고 받으며 속도감 있게 전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일부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중요한 결정을 내림에 따라서 기대는 커졌습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 개최 20여일 만에 이루어진 폼페이오(Mike Pompeo),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김근식. 남>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이른바 Joint Statement, 즉 공동합의문에 그나마 이제 그 이후의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서가 후속 고위급 회담이었습니다. 그리고 고위급회담이 바로 실행됐던 게 최근 있었던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에 가서 1박2일 갔다 왔던 건데요 좀 아쉽게도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인 내용, 방식, 일정, 뭐 로드맵 이런 것들이 지금 구체적으로 합의가 안 된 상태고 특히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바람이 있었습니다만 오히려 김정은은 평양을 비우고 다른 데로 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이 돼 있었구요 그리고 또 하나는 폼페이오 장관이 귀국을 한 다음에 북한의 외무성에서 강도적((ganster-like) 요구를 미국이 했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어서 북한과 미국 사이의 비핵화에 대해서 이견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6일과 7일, 평양에서 진행된 북미 고위급회담은 북미 정상 공동성명 이행의 첫 출발점이자 양측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동은 없었습니다. 더구나 회담이 끝난 뒤 북한 외무성은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라는 표현으로 미국을 비난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한 달 만에 다시, 대북 최대 압박 표현을 꺼냈습니다.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란 큰 틀에서 미국의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과 북한의 ‘단계적 동시행동’ 원칙이 충돌하면서 북미 고위급 협상 분위기에 냉기류가 형성됐다는 분석입니다.

<김근식. 남>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의지와 조속한 실천, 이것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세스가 필요합니다. 과연 북한이 어느 정도 핵폭탄을 가지고 있고 핵물질을 가지고 있고 핵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고 어느 장소에 핵시설이 있는지 명확히 먼저 밝히고 그것에 대한 검증과 폐기와 반출에 대한 명확한 일정표를 제시하라는 거거든요. 이게 이제 미국의 요구라고 한다면 북한은 단계적 동시조치라고 하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서 비핵화에 관한한 먼저 선비핵화의 명확한 입장과 실천프로그램을 제시하라는 것이구요 그걸 먼저 합의를 하자는 거고 북한은 이 비핵화의 매 단계마다 북한에게 미국이 상응하는 보상조치를 해달라고 하는 단계적 동시조치를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비핵화의 방식을 놓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 지금 이견을 좁히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은 핵심 현안을 놓고 확연히 다른 인식과 셈법을 드러냈습니다. 북한은 ‘체제안전 보장’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그 출발점으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이달 27일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발표하자고 요구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따른 미래의 보상책으로 ‘베트남식 경제개발 모델’ 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미흡하다고 보고, 유인책부터 논의하자는 것입니다.
이처럼 양측이 접점을 찾지는 못 했지만, 대화의 모멘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대미 비난에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근식. 남>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비핵화라고 하는 이슈를 접근하는 방식에서 나름대로 정치적 고려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했고 거기서 합의문까지 나왔는데 자신이 주연으로 나섰던 이 북미정상회담의 비핵화 협상판을 자기가 먼저 깨기에는 굉장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여전히 김정은에 대한 신뢰 그리고 김정은이 체결한 계약 약수 이것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계속 김정은에게 선의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구요 또 하나는 그러면 왜 트럼프에게는 아직 판을 깰 수가 없느냐. 11월달에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11월의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압승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일정한 성과를 내야 되고 그런 성과가 계속 있을 듯한 기대를 유권자에게 줘야 하기 때문에 그 11월 중간선거 이전에는 어떻게든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정은하고의 어떤 이견이 봉합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계속 믿고 간다라고 하는 그런 입장을 견지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북한 또한 지난 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심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상호 신뢰를 표방했으니만큼 앞으로의 관건은 미국과 북한이 서로 만족할 만한 비핵화 순서와 방식을 찾는 것입니다.

<김근식. 남> 본질적으로는 미국의 비핵화 접근방식하고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접근방식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결국 두 양측 중에서 한 측이 양보를 하는 수밖에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조금 더 선비핵화의 압박요구를 뒤로 미뤄서 북한의 단계적 동시조치를 수용하든가 아니면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선비핵화 요구를 강하게 수용하든가 이렇게 서로간에 한쪽에서 양보하는 것 외에는 해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협상의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컨대 유해송환문제라는 가시적 성과라든지 아니면 미사일 발사실험장 폐쇄라고 하는 가시적 성과라든지 이런 조그마한 성과를 계속 쪼개기 형식으로 해서 조금 조금씩 선물을 서로 주고받는 이런 방식으로 협상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만 결국 본질적 문제로 가서 비핵화에 성공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있어서는 양측이 아마 팽팽하게 기싸움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한 달, 비핵화 해법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기싸움이 계속 되면서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는 것이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가동될 북미간 실무협의! 이른바 워킹그룹(working group)에서 무엇을 어떻게 주고 받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