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반도 A to Z

클로즈업 북한

북한의 화폐 디자인 2 - 상징

2021-04-29

ⓒ Getty Images Bank

화폐는 상품의 교환 가치를 나타내고, 지불의 수단이 된다, 화폐 디자인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통일연구원 이지순 박사와 함께 북한의 화폐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시간에 북한의 화폐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만나봤고, 이 시간엔 화폐 속 다양한 상징들을 읽어본다.


북한 화폐 속 상징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이라면 국기와 국가(國歌), 국호, 또 국가를 상징하는 휘장인 국장 등이 기본이다. 그리고 나라의 꽃과 나무, 새를 가리키는 국화, 국수, 국조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된다. 북한의 화폐 디자인에는 이 국가 상징들이 다양하게 들어간다. 특히 1959년 2차 화폐 개혁 때부터 국장을 지폐에 등장시킴으로써 국가의 정체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1947년 북한의 첫 번째 화폐 개혁 이후 모든 지폐의 앞면에 노동자와 농민이 있었다면 뒷면엔 높은 산봉우리가 있었다. 바로 백두산이다. 1947년 4월에 ‘조선의 빨치산 김대장’이 등장하는 조기천의 서사시, <백두산>이 발표된 이후, 백두산은 김일성의 상징이 되었다.

지폐 속의 백두산은 흰 봉우리가 두드러져 보인다. 주로 눈 쌓인 산이 멀리 보이고, 울창한 산림이 가까이 있는 구도로 디자인 됐다. 이렇게 지폐 도안에 들어온 백두산은 김씨 일가의 정당성을 상장하는 이미지로 사용됐다. 

건축물을 화폐 디자인에 이용하는 건 일반적이다. 미국 달러의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처럼 정치적 상징이 높은 건축물이 들어가기도 하고, 이탈리아의 산타크로체성당이나 중국의 만리장성, 불가리아의 릴라수도원처럼 자국의 역사와 문화, 종교, 예술적 자부심을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북한도 각종 건축물을 지폐도안에 적극 도입했다. 그 중 하나가 교육기관이다. 1946년에 세워진 김일성종합대학은 북한 최초의 대학이자 최고의 대학으로, 북한의 자존심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은 1959년 5원 지폐 앞면에 등장했고, 북한 교육의 또 하나의 자랑인 북한 최대의 중앙도서관, 인민대학습당도 1992년 5원 지폐 뒷면에 도입됐다. 

북한은 수도 평양에 대한 자부심 또한 남다르다. 평양은 1959년판부터 북한의 지폐에 다양하게 등장한다.


“59년판 10원 앞면에는 대동문이 있고 뒤에는 해방탑이 있습니다. 대동문하고 대동교는 그 한국전쟁 때 육이오 때 다 파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후 복구 때 가장 먼저 대동문을 재건을 했고 대동교도 다시 재건을 했어요. 이것은 전쟁으로 파괴된 역사와 문화를 다시 복구했다 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그리고 지폐도안에 들어와 있는 대동문과 대동교는 도시기반시설을 회복했다. 한마디로 이제 자신들의 자신감을 담아내고 있고 이 평양 자체가 한마디로 전쟁의 상흔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라는 상징적인 어떤 의미로서 평양이 지폐도안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98년 500원 지폐의 뒷면에는 청류다리가 등장하고 있는데 이 청류다리는 북한 최초의 사장교입니다 청류다리가 95년에 당창건 5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졌는데 앞면에는 금수산기념기념궁전이 나온다면 뒷면에는 청류다리가 나와서 이전에 사람들이 걸어서 건너던 대동교 이후에 훨씬 더 많은 물량과 자동차와 사람들이 건널 수 있는 그 청류다리가 만들어짐으로써 김일성이 구상했던 원대한 수도건설의 구상이 완전히 실현되었다 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거죠.”


사회주의 국가의 번영을 상징하는 동력 이미지들 

북한이 사회주의 공업과 산업의 기초로 각종 문화예술에서 가장 빈번하게 노래하고, 또 예찬하는 분야는 철강 산업이다. 북한의 화폐 디자인에도 철강산업 관련된 내용들이 등장한다. 

1959년 100원짜리 지폐앞면에 높이 솟은 굴뚝과 자원을 운반하며 달리는 기차, 철강 산업을 의미하는 각종 공장들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했다. 그 이후로도 북한의 지폐엔 사회주의 국가의 번영을 상징하는 다양한 동력 이미지들이 등장하고 있다.


“산업 발전 동력의 모습을 상징하는 장소가 바로 강선제강소입니다. 79년 지폐에 강선제강소가 등장하고 있는데 중공업을 산업의 중심으로 삼고 철강산업을 우선시했던 당시 북한의 어떤 발전전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수력발전소도 굉장히 중요한데 중요한 이유 중에 사회주의적 자연개조입니다. 그래서 92년 10원 지폐에는 북한 최대의 갑문인 서해갑문이 디자인돼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하면서 대북제재가 있으면서 자신들이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 군소 유형의 아주 작은 발전소를 만들었습니다. 그때 만들었던 발전소의 모습이 2008년에 완공되었던 예성강청년 1호발전소로 보여주는 그런 발전소의  모양이 2009년 5원 지폐배경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힘으로 산업시설을 정상 가동하고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라는 의미를 2009년 지폐에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힘으로 전력을 생산해서 경제를 발전 시키겠다 하는 것이 자체가 북한이 생각하는 사회주의적 제도의 승리고 경제적 발전이고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는 굉장히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클로즈 업 북한>, 두 차례에 걸쳐서 북한의 화폐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펴봤고 각종 상징들의 의미를 분석해 봤다. 마치 국가전략을 홍보하는 포스터들을 본 것 같다. 북한의 화폐디자인에는 대내외적으로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주로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