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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선생님

2019-05-16

© KBS

지난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선생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는 날을 맞아서 ‘스승의 날’ 노래도 부르고, 학생 대표가 카네이션도 달아드리면서 존경의 마음을 표시했다. 

북한에도 한국과 같은 ‘스승의 날’이 있을지, 또 북한에서 선생님은 어떤 존재일지 통일교육원 정은찬 교수와 알아본다. 


북한은 따로 스승의 날 없어 

북한에는 ‘스승의 날’과 비슷한 ‘교육절’이 있지만, 생겨난 배경이나 성격은 다르다. 한국의 ‘스승의 날’은 제자인 학생들이 스승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날인데 반해, 북한의 ‘교육절’은 사회주의 교육에 관한 방침을 되새기는 날이다. 그래서 ‘교육절’이면 북한 선생님은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학생들은 체육대회나 기념행사를 통해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하도록 다짐한다. 


임용고시 없이 교원·사범 대학 졸업 후 임용돼

한국의 학제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이지만 북한은 소학교 5년, 초급 중학교 3년, 고급 중학교 3년으로, 총 11년이다. 이 중 소학교 선생님이 되려면 3년 과정의 교원대학을 졸업해야 한다. 중학교 선생님이 되려면 4년 과정의 사범대학을 졸업해야 하는데, 중학교는 과목별로 전공 선생님이 있다. 그래서 전공 선생님을 길러내는 사범대학도 혁명역사학부, 조선어문학부, 체육학부. 중학교 과목에 따라 전공학부로 나누어져 있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초등학교 교원, 중학교 교원이 되는데 학생들을 가르칠 때 특이한 점이 있다. 북한에서는 첫 학년 때의 학급과 담당교원(담임교사)이 졸업 때까지 이어진다. 

소학교는 5년간, 중학교는 6년간 같은 담임 선생님과 생활하는 북한의 학생들. 이를 통해 선생님은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사제간의 정도 두텁다. 선생님의 헌신적인 애정과 관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선도되는 학생들의 이야기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담임 선생님의 평가가 절대적이어서 학부모가 담임 선생님에게 뇌물을 주는 일도 흔하다. 

특히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담임 선생님의 지도와 추천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 해마다 찾아오는 선생님 생일에 선물을 준비하는 학부모도 있고, 작게는 양복지 한 벌, 크게는 냉장고를 선물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선생님이 노골적으로 선물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그 배경에는 국가 시스템 붕괴가 있다. 


북 교사들, 생활고에 허덕이나 지위는 높은 편...

1990년대 경제난으로 배급제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선생님도 먹고 사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고 장마당에 가서 장사를 하기도 하고, 실력이 좋은 선생님은 사교육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집 윗방이나 근처에 학습지도를 위한 셋방을 마련하고, 아이들에게 과외를 한다. 북한 정권이 제정해준 월급으로는 쌀 1kg도 사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선생님이 이런 것은 아니다. 북한에서 선생님의 지위는 높은 편이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선생님을 ‘직업적 혁명가’로 부른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학교는 나라의 미래를 떠메고 나갈 역군을 키우는 민족 간부 양성 기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선생님의 자질 향상을 위해서 모든 교원을 대상으로 재교육을 실시하고, 교직에 20년 이상 종사하고 공로를 세운 교원에게는 ‘인민 교원’, ‘노력 영웅’ 등의 칭호를 수여한다. 경제난으로 국가적 혜택은 줄었지만 긍지와 책임감을 갖고, 교단에 서는 선생님도 많고 학생과 학부모도 선생님을 의지한다. 

하지만 명예와 사명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에 대한 처우가 중요한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존경은 받지만 열악한 교육환경과 처우로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북한의 선생님. 국제 사회의 제재로 북한 경제가 더욱 어려워져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북한은 국가적 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