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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군대

2019-03-28

© KBS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민의 4대 의무가 명시돼 있다. 납세, 교육, 근로, 그리고 국방의 의무이다. 이에 따라서 한국의 남성은 이르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만 18세부터 군대에 가는데, 매년 대규모 퍼레이드를 벌이며 군사력을 과시하는 북한은 어떤 군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을까? 

통일교육원 차문석 교수와 ‘북한의 군대’를 조명해본다.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 이후, 북한군의 위상 더욱 강화 

북한은 군을 중시하는 사회다. 북한군을 지칭하는 ‘조선인민군’은 1948년 2월 8일 조직됐다. 

이는 북한 정권이 수립된 (1948년) 9월 9일보다 7개월 빠른 창건이다. 이후 북한 정권의 기반으로 위상을 강화해온 북한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집권으로 권한과 영향력이 막강해졌다. 동독과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되는 가운데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심각한 경제난이 시작되자 1995년, 김정일 위원장은 ‘선군정치(先軍政治, Songun Politics)’를 

통치 사상으로 내세웠다. 군을 우선하는 통치 방식은 내외 정세가 불안한 시기, 북한의 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이었다. 군사 분야의 사업을 다른 어떤 사업보다도 중시하고, 국방력 발전에 최우선적으로 힘을 쏟은 북한은 군 의무 복무 기간 또한 길다. 


북한군, 10년 복무 연한제 시행

한국 병무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징병제를 운용하는 나라는 중국, 스위스, 이스라엘 등 

16개국이다. 이 가운데 군 복무 기간이 10년인 나라는 북한 한 곳으로 북한의 군 복무 기간은 세계에서 가장 긴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징병 연령도 세계에서 가장 길어서 14세 이상 모든 남성이 병역 의무 대상이며, 60세가 넘어야 예비군에서 전역한다. 단, 적대계층 자녀와 정치범은 입영에서 제외된다. 또 평양음악무용대학, 평성이과대학 등에 진학하는 영재, 특수 분야 종사자, 산업필수요원 등 정책수혜자들도 군대에 가지 않는다. 이 경우가 아니라면 북한의 모든 남성이 만 14세가 되면 초모, 즉, 징집 대상자로 등록된다. 그 뒤 두 차례의 신체검사를 받고 한국의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고급중학교 졸업 후, 만 17세에 입대한다. 신체 기준은 신장 148㎝, 체중 43㎏ 이상으로 최종적으로 신체검사를 합격하면 국가에서 지정해주는 부대에 배치된다. 

이른바 성분이 좋고, 부모가 권력이 있는 징집 대상자는 평양 호위국, 인민보안부, 판문점처럼 배급이 잘되고, 편한 부대로 배치된다. 하지만 성분이 좋지 않은 주민들은 열악한 부대에 배치되기 때문에 500달러 이상의 뇌물을 주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군 배치 결과를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규율이 매우 엄격한 북한의 병영 생활 

10년간의 군 복무 기간 동안 북한 병사들은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건설, 영농 등 장시간 작업에 동원된다. 하지만 휴가와 급식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1일 세 끼 쌀밥에 채소, 절임 등 반찬 2~3가지가 기본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식량사정이 악화되면서 일부 군인은 부대 주변의 민가에서 식량을 훔치거나 탈영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북한의 젊은이들은 병역의 의무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 같은 의식은 북한 군사력의 근간이 되고 있다.

120만 명 이상이 현역 군인이고, 예비군도 500만 명 이상인 북한은 주민 1,000명 중 40명이 군인으로 복무하고 있다. 특히 미사일, 방사포 전력이나 핵, 화학무기 등 비대칭 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종합 전력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북한의 군대가 앞으로도 강력한 위치를 유지할지는 의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6년, 국방위원회를 폐지하는 등 ‘선군정치’를 뒤로 하고, 정상국가 체제를 꾀한 바 있다.최근, ‘완전한 비핵화는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힌 북한.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군국주의에서 벗어나는 행보를 보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