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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권력 구조와 기관

2019-01-17

© YONHAP News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는 국가 통치도 국민의 뜻에 따라서 세 개의 기관이 나누어 맡고 있다. 국민의 대표가 모여서 법을 만들고 나랏일을 상의하는 입법기관인 국회. 국민들을 위해서 법을 집행하고 나라 살림을 하는 정부. 법에 따라 판결을 하는 사법기관인 법원. 이렇게 국가 기관은 삼권분립에 따라 견제와 균형을 통해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의 권력 구조는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통일교육원 차문석 교수와 알아본다. 


북한에만 존재하는 수령 중심의 권력 세습 체제

북한의 정권과 체제 수립은 해방 이후 북한 지역을 점령한 소련의 지도와 후원 아래 이루어졌기 때문에 당시 소련의 제도를 받아들이고, 그 위에 북한만의 요소를 더했다. 즉, 국가 권력이 당에 집중되어 있는 당 우위 체제는 사회주의의 보편적인 특성이다. 하지만 수령 중심 체제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권력의 세습 방식은 북한 체제에서만 나타나는 특수성이다. 

기초 북한의 통치 이념은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처럼 ‘마르크스-레닌주의’였다. 그러나 1972년 사회주의 헌법에서 주체사상을 국가 활동의 지침으로 명시한 북한은 1980년,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공식 지도 이념으로 규정했다. 2010년에도 헌법 전문과 마찬가지인 조선 노동당 규약 서문에서 김일성 주의를 강조하면서 북한식 수령 체제를 공고히 했다. 정치적으로 주체사상을 통치이념으로 하는 북한은 핵심 권력도 노동당이 가지고 있다. 


최고 지도자가 모든 전권을 가지고 있는 조직, 조선노동당

1945년 창당된 조선노동당은 북한 최고의 권력 기구다. 수령의 당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는 노동당은 헌법상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고, 북한 인구의 16% 이상이 가입해 있다. 

노동당에는 최고지도기관인 당 대회. 특별 전당대회 등에 해당하는 당 대표자 회의가 있는데, 대부분의 사안은 6개월 단위로 열리는 당 중앙위원회에서 결정한다. 특히 당 중앙위원회 산하에는 노동당의 중추기구인 ‘조직지도부’가 있다. 북한의 의사결정이나 정책수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구인 ‘조직지도부’는 최근 잠적 사실이 알려진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거취를 파악할 때도 주축이 돼서 조사반을 구성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방송에 등장했던 조용원 부부장 역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정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함께 신진 실세 3인방으로 불립니다. 물론 북한에도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있다. 


북한의 의회와 사법기관.. 자율적‧중립적 판단 기대 어려워

북한에서 입법부 기능은 최고인민회의가, 행정부 기능은 국무위원회와 내각이, 사법부 기능은 사법검찰기관이 담당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실상 모든 권력은 노동당에 집중돼 있고, 정부 기관은 노동당에서 결정한 정책을 입법화하고, 집행하고, 평가하는 역할만을 담당한다. 때문에 북한 사회에서 노동당에 입당하는 것은 고위층으로 진출하는 지름길로 통하고,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 체제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더 강화되고 있다. 


선군정치 내세워 군 중심의 지배체제 강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 권력을 이어받은 김정일 위원장은 통치 이념으로 이른바 ‘선군정치’를 내세워서 군 중심의 지배체제를 강화했다. 실제로 1998년, 북한은 헌법을 개정해서 김일성 시대 최고 권력기구였던 중앙인민위원회를 폐지하고, 2009년에는 국방위원회를 최고 권력기구로 만들었다. 국가의 전반적인 사업을 지도하고, 외국과의 조약 비준, 특별 사면권까지 부여한 이 기구의 수장은 김정일 위원장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을 강조하고 있다. 김정일 시대 선군정치의 상징인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2016년, ‘국무위원회’라는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서 자신이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이는 선군시대를 거치면서 비대해진 군을 견제하고, 노동당 중심 국가 체제로의 회귀를 알린 것이다. 

김정은 시대, 커지고 있는 노동당의 역할은 당과 군의 위상을 바꾸고 있다. 그렇다면 또 다른 변화를 통해서 노동당 중심의 정치 체제도 달라질 수 있다. 개혁과 개방을 타진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행보에 따라 북한의 권력 구조도 정상 국가의 모습을 갖출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