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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ICT

2019-01-24

© YONHAP News

지난 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9월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북한의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했다. 5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새롭게 선보인 집단 체조에서 북한은 레이저와 미디어 아트 등 첨단 기술을 활용했다. 특히 ‘빛나는 조국’ 문구를 형상화한 드론 쇼는 집단 체조의 하이라이트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 과연 북한의 정보화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통일교육원 차문석 교수와 알아본다. 


1960년대에 진공관 컴퓨터 개발해 

북한은 세계 최빈국으로 분류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IT기술도 뒤처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북한은 1960년대부터 컴퓨터를 개발했다.

북한이 ICT 분야에 본격적으로 투자한 시점은 김정일 정권이 ‘1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한 1998년부터다. 이후 북한은 ‘2022년 과학기술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했다. 그 결과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PC 등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술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소프트웨어 수준에서만은 세계적인 수준 

돈이 많이 드는 하드웨어 개발보다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IT 투자를 진행한 북한은 1985년, ‘평양정보센터’를, 1990년에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연구하는 ‘조선컴퓨터센터’를 설립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했다. 그 결과, 1997년 개발했다고 알려진 북한의 바둑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은별’이 1998년 세계컴퓨터바둑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북한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는 컴퓨터 운영체제(OS)인 ‘붉은별’이다. 북한의 최대 컴퓨터 관련 기관인 ‘북한컴퓨터센터(KCC)’가 독자 개발한 ‘붉은별’의 일반적인 기능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운영체제보다는 떨어진다. 하지만 보안 측면에서는 강력한 기능을 가져서 사용자가 언제, 어떤 키보드로, 어떤 문구를 쳤는지 저장되며 마우스 사용 내역도 기록된다. 

북한은 4차 산업 기술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은 정권의 핵심 경제목표가 자립 경제 기반 구축과 더불어 ICT 기반의 지식경제 강국 도약이기 때문이다.


과학 기술 중시 정책 강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2년, ‘새 세기 산업혁명’을 제시하며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지식경제강국’을 건설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이는 북한판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증강현식(AR),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신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이미 상용화된 기술도 있다. 2015년 10월에는 북한 보건성 치과종합병원 미용외과가 3D 프린터를 의료 분야에 활용했고, ‘먼거리 의료봉사’라는 이름으로 개발된 원격진료 서비스 또한 2016년, 북한의 모든 도(道)로 확대됐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역시 사람이 중요하기에 북한은 과학기술 인재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IT 인재 양성에 주력 

북한의 초등학생은 저학년부터 컴퓨터 회로와 주변장치, 윈도우 조작, C언어 프로그래밍을 배운다. 중학교에 들어가면 컴퓨터 수학, 알고리즘, 리눅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고등학교에서는 컴퓨터통신과 네트워크에 대하여 학습한다. 

물론 북한의 전반적인 IT 교육은 시설 및 교원 등의 부족으로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렇지만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학생은 컴퓨터 영재로 선발돼서 평양의 ‘금성 중학교 컴퓨터영재반’에 배치된다. 영재반 졸업생들은 북한의 IT 인재 산실로 꼽히는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에 입학하는데 과학기술 인재들에 대한 대우도 파격적이다.


국가적으로 가장 훌륭한 대우를 받는 과학 영재들 

북한의 IT 산업 종사자는 2013년 기준, 17만 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프로그램 관련 인력만 10만여 명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인원이 IT 분야에 종사하다보니 태블릿 PC 등 IT 기기 보급도 빠르게 늘고 있다.

북한의 컴퓨터 보급대수는 상상 이상이다. 북한은 2014년 푸른하늘 전자회사를 설립해서 다양한 PC, 노트북, 태블릿 PC를 시판해왔고, 특히 북한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필수품인 태블릿 PC는 북한 정부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한국 드라마나 외부 문물을 접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북한의 IT 수준은 남북이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경협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