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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종교

2019-02-14

© Getty Images Bank

지난 해 10월,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Francis) 교황을 예방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해서 화제가 됐다. 톨릭계의 수장을 초청한다는 것은 교황이 북한 주민들과 접촉하고, 그로 인한 변화를 감수하겠다는 전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을까? 통일교육원의 정은찬 교수와 알아본다. 


종교, 표면상 인정되는 자유

북한 사회주의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사실 1945년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 지역은 종교에 개방적인 곳이었다. 1884년에는 한국 최초의 개신교 교회인 소래교회가 황해도에 설립됐고, 1927년 함경남도 덕원으로 이주한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은 당시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컸다. 평양 또한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불릴 정도로 여러 종교가 공존했다. 그 결과, 해방 직후 북한 지역의 종교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22%로 천도교인이 150만 명, 불교인이 37만 5000명, 기독교인이 20만 명, 천주교인이 5만 7000명 정도 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 전쟁 전후로 북한에서는 사실상 종교의 자유가 사라졌다.


종교는 아편과 같은 존재로 규정.. 김일성 유일 사상 구축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종교는 ‘인민의 아편’으로 규정되며 탄압의 대상이 됐다. 그 배경에는 김일성 유일사상이 있다. 김일성 일가를 신격화해서 체제를 유지하는 북한에 있어 종교는 외세 유입의 창구이자 체제 불안을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반종교정책을 추진한 북한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반체제 인사로 낙인찍으며 대규모 숙청을 감행했고, 종교시설은 창고나 탁아소, 휴양소 등으로 전용됐다. 그 결과, 1955년에는 모든 종교 단체와 종교 의식이 사라졌거나 지하화 됐고, 1960년대에는 종교 자체가 모습을 감추게 됐다. 그러나 1972년 남북대화가 시작되면서부터 북한 정책에 변화가 생겼다.

북한의 종교단체는 1970년대, 부활했다. 1980년대에는 종교인 양성 정책도 시행됐다. 그렇지만 이 같은 조치는 대외적으로 종교 활동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것으로 북한의 종교 단체는 당국의 통제를 받는다. 역할 또한 국제 사회의 종교, 민간 단체와 교류·협력 사업을 할 때, 종교 행사를 개최하면서 북한이 필요한 물자나 설비 등을 지원받는 대외 활동으로 국한됩니다. 실제로 북한은 종교 시설을 짓는 것도, 종교 시설을 찾는 것도 자유롭지 않다.


주민 스스로 종교를 자유롭게 선택 못해 

북한이 2002년,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종교별 신자 수는 천도교 15,000명, 기독교 12,000명, 불교 10,000명, 가톨릭 800명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일반인의 종교 활동은 금지돼 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발간한 ‘2017 북한종교자유백서’에 따르면 (1만 1800여명의) 북한이탈주민 중 99%가 종교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2016년 기준, 북한에는 불교 사찰 60여 곳, 천도교 교당 50여 곳, 교회 3곳 등 총 121곳의 종교시설이 운영되고 있고 예배와 미사 활동, 법회도 이루어지지만 역시 주민의 자율적 종교 활동은 아니라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여전히 종교 활동시 처벌 받기 때문이다.

북한 내 종교 탄압 정도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미국 정부 통계와 언론 보도를 통해 그 실태가 전해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해 펴낸 ‘2017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보면 북한 수용소에는 8만에서 12만 명의 정치범이 수용돼 있으며, 상당수의 감금은 종교적 이유라고 밝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성경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15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진 북한인의 사례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철저하게 보장된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이는 대외적인 시선을 의식한 행보입니다.


17년 연속, 종교 자유 특별 우려국으로 지정돼 

지난 해 미국 국무부는 2001년 이후 17년 연속,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습니다. 유럽의회도 북한을 세계에서 종교 자유가 가장 극심하게 침해되는 11개 나라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북한의 주장과 달리 국제 사회는 열악한 종교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해 교황 초청 의사를 밝혔던 북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이를 통해 종교 활동의 폭도 넓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