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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북한의 선전화

2021-07-01

ⓒ Getty Images Bank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월 27일 '자력갱생'을 독려하는 선전화를 공개했다. 선전화는 '새로운 승리를 향하여 힘차게 앞으로!'라는 문구로 북한 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렇듯 북한에서는 선전화가 당과 대중을 연결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최희선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교수와 북한의 선전화에 대해 살펴본다. 


대중 선동, 포스터 역할을 하는 선전화

북한의 선전화는 크게 이미지와 슬로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을 위주로 하면서 힘있는 구호와 설득력있는 짧은 글을 배합하기도 하고, 구호 또는 짧은 글을 위주로 하면서 특징적인 그림을 조합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대중들의 시선을 끌고, 한 눈에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선전화는 중앙과 각 지방의 미술 창작사에서 제작되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평양미술대학이나 만수대창작사, 조선노동당출판사, 중앙미술창작사, 철도성미술창작사, 평양출판인쇄대학 등에서 만든다. 

그 중 새해 공동사설 관철을 위한 선전화는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만수대창작사의 공훈예술가들이나 조선노동당출판사 소속의 미술가들이 직접 디자인한다. 


“북한 선전화는 일반적으로 북한 미술이 갖는 사회주의적 내용과 조선화의 형식을 담는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전체적으로 역동적인 레이아웃, 강렬한 색상, 전형성을 가진 소재들, 그리고 고딕 계열의 빠른 속도를 보여주는 서체들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북한 미술가들은 창작의 현장성, 기동성 등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그들은 건설현장이나 공장, 협동조합 등 근로현장에서 1년에 정기적으로 몇 차례 파견되어서 ‘속사’라고 불리는 스케치를 그려서 현장 이야기를 담는 것을 중요한 업무로 생각합니다. 또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라는 표현 방식이 있는데요.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고, 소재묘사를 중요시하며, 긍정적으로 미래상을 표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간혹 선전화에 공장기계 모니터에 작업명령들이 보인다든지, 건축의 도면들, 기계 부품들이 묘사되기도 해서 북한 연구자들에게는 선전화가 굉장히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과거 마식령 스키장 건설 독려 선전화에 스키장이 완공되기 전 스키장 배치도가 화면에 묘사되어 있어서, 공간 구조를 미리 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선전화에 투영된 북한의 정치, 경제 노선

북한 선전화의 슬로건은 신년사설 등에 실린 지도자의 교시내용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면서 국가의 정치, 경제 노선을 투영해왔는데, 한국 전쟁 중에는 전쟁 수행을 독려하는 주제가 담겼고 전쟁 후에는 사회주의 인민 생활 태도와 경제 발전을 강조하는 생산성 향상의 주제가 담겼다. 

최근 노동신문에 게재된 선전화를 살펴보면, 조선노동당출판사에서 창작됐다는 내용과 함께 모두 다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에로’라는 제목의 선전화를 싣고, 전원회의 관철내용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대에 들어오면서 북한사회는 많은 변화를 맞고 있는데 선전화에도 그런 경향이 반영되고 있다. 선전화 속 등장인물의 배치 방법이나

 옷차림 등만 봐도 북한사회의 변화를 쉽게 읽을 수 있다.


북한 선전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 ↑

북한의 선전화는 전세계에서 흔치 않은 사회주의 작품이기 때문에 그 희소성으로 인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콜렉터들의 선전화 소장품 전시회가 열리기도 한다. 특히 중국과 유럽 등에서 인기라고 한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선전화가 외화벌이의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과학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종류의 선전화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선전화의 내용이 지도자의 메시지, 당의 정책과 방침, 그리고 주민들에게 요구되는 각종 과업과 일상 통제까지 광범위한 만큼, 북한 주민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