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청리 수재민들이 최근 수해 지역을 방문해 구호물자를 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며 충성을 다짐했습니다.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주민들은 1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우리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 삼가 올립니다' 제목의 편지를 기고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11일자로 작성된 편지에서 "몸소 운전대를 잡으시고 감탕에 빠진 차를 뽑으며 험한 진창길을 앞장에서 헤쳐가시던 원수님의 눈물겨운 그 영상이 아직도 눈에 삼삼하다"며 감격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원수님께서 다녀가신 다음 날 인민군대를 태운 자동차들이 꼬리를 물고 들이닥치더니, 어제는 원수님께서 보내주신 흰 쌀과 물고기가 도착하였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가 희한한 바닷고기 구경도 하였다"고 썼습니다.

또 "우리 대청리 농장원들이 뭐길래 천사만사를 돌보시느라 분망하신 원수님께서 대청 땅을 두 번씩이나 찾아주시고 최상의 특별 배려를 돌려주신단 말인가"라며 "원수님의 대해 같은 은덕에 이 나라의 농민된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서 보답해나가겠다"고 맹세했습니다.

대청리는 김 위원장이 지난 6∼7일 직접 방문해 자신 몫의 전략식량과 물자를 나눠주라고 지시했던 곳입니다.

1박 2일 일정을 소화한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흙투성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운전대를 잡고 현장을 돌아보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날 수재민들의 편지에도 이 대목이 강조된 것은 '위기 시 헌신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해 국가적 재난 속에서 내부를 결속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북한은 지난달 19일부터 한 달 가까이 장마가 이어지면서 곳곳에 물난리를 겪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현장 방문을 이어가며 수해 복구와 민심 이반 방지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중입니다.

[Photo : YONHAP News]